2021. 3. 26. 18:48
청송군 진보면 철구짬뽕
철구짬뽕을 처음 갔을 때는 2019년 Y박사와 출장가던 길의 점심무렵이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휴게소 밥을 먹느니 아무데서나 먹고 가자는 마음에 아무데나 들렀다. 식당에는 주변에서 일을 하는 듯한 사람들이 꽉 들어차 짬뽕들을 먹고 있었다. 그때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짬뽕을 먹었던 듯 하다. 별 감흥이 없는. 시골이라 별로 먹을 곳이 없어서 사람들이 모이나보다 생각하면서 먹었던 듯 하다.
후에 주변을 다니다가 배가 고파 늦은 오후 다시 들러 차돌짬뽕을 먹었다. 배가 고파서였는지 새로 다가오는 맛이었다. 그 후로 가끔 배가 고프면, 휴게소 밥이 싫으면 들러서 차돌짬뽕을 먹는다.
저녁의 철구짬뽕에는 보통 사람이 별로 없다. 대개는 나 혼자 먹는데, 이 날은 다른 가족도 있었다. 아버지와 세 자녀.
차돌짬뽕은 일단 차돌박이가 듬뿍 들어가 있다. 이 날 몇 개나 들어가 있나 세어 보다가 결국 열 세 조각에서 그만 두었다. 세기를 그만 둔 이후로도 센 만큼 더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백미는 국물이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데 입에 짝 달라붙은 맛이다. 짬뽕을 먹어도 보통은 국물을 먹지는 않는데, 이곳 짬뽕은 먼저 숟가락으로 퍼 먹다가 결국에는 그릇째 들고 들이키게 된다. 면발에서는 결코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는다. 기본이면서 잘 안지켜지는 가게가 많은 룰.
후식으로 주는 요쿠르트를 먹고 계산을 했다. 이곳에서 계산은 주인장하고 해야 한다. 홀에 계시는 분은 계산을 못한다. 한국말도 서툴고. 계산을 하려 하면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신다.
출처: https://gikingen.tistory.com/79 [Ziking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