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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일기

나목도식당(표선)

2021. 6. 17. 13:17
제주 서귀포 표선 나목도식당

표선은 예로부터 순대가 유명했다. 아니 따지고 보면 그리 예전은 아니다. 성읍민속마을과 똥돼지가 유명해 질 무렵부터이니 불과 몇 십년 전부터다(내피셜).

오전 내내 중산간 구름 속을 헤메고 다니다가 점심은 순대국밥으로 하기로 하고 가시리로 내려왔다. 가시식당이란 곳이 유명하다 하여 들러보니 이미 점심때를 지났건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뭐 순대국밥을 꼭 가시식당이란 곳에서 먹지 않아도 되는지라 옆 집으로 갔다.

생전 처음 보는 순대국수란 메뉴가 있었다. 나목도식당은 두루치기가 유명한 듯 대낮부터 소주를 곁들인 두루치기를 먹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순대국수를 안 먹어볼 수 없었다. 과연 어떤 국수일까 상상을 해 봤다. 고기국수처럼 고깃국물 국수에 수육대신 순대가 올라가 있는 국수가 아닐까 짐작을 하였는데, 내 앞에 온 순대국수는 온통 까맸다. 순대는 보이지 않았다. 휘저어보니 고깃국에 피순대를 푼 국물에 국수를 말아 놓은 음식이었다. 냄새늘 죽이려 파와 고춧가루를 넣고, 거기다 왠지 몰망(보말)을 넣었다. 이런 음식이 과거에도 있었던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완전 생경한 국수였다.

맛이 있었으면 여기저기서 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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