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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것

원앙사촌

다카시마 하루오. 1957. 사라져가는 동물들. 쥬오고우론샤. 도쿄. p64-67.

 


 

  원앙사촌 Pseudotadorna cristata Kuroda는 류큐의 류큐호반새처럼 학계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채로, 무슨 이유에선지 절멸한 오리류이다. 이 새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매우 큰 관심과 애착을 갖게 하는 이유는 일본조류학회의 태두인 구로다 나가미치 박사때문이다. 영명도 Crested sheldrake 또는 Kuroda's sheldrake라고 한다.
  원앙사촌이 발견된 유래가 재미있다. 일본 조류학자 중에서 살아있는 이 새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17년 구로다는 조선에 와서 부산의 어느 박제상에서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오리류 박제를 발견하여 구입하였다. 일본으로 돌아와 조사한 결과, 혹부리오리와 가까운 신속, 신종으로 보고 일본조류학회 기관지인 "鳥(도리)" 제5호에 사진을 넣어 발표하였다. 일본명(일본명을 직역하면 댕기혹부리오리-역주)과 학명도 이 때 정해졌다. 이 개체는 1916년 12월, 부산 근처 낙동강에서 누군가가 채집한 것이다. 이 논문을 영국의 Tring Museum의 저명한 조류학자인 Hartert에게 보내자, 생각치도 않게 신종이 아닌 황오리와 청머리오리의 자연발생적 잡종이 아닌지 추정하며, 이와 같은 잡종이 1877년 4월 블라디보스톡 부근에서 포획되어 영국 동물학자인 Sclater가 런던 동물학회회보에 도판을 붙여 발표하였다고 답장이 왔다. 구로다가 그 도판을 보니 자신이 입수한 표본과 거의 닮아 놀랐다.
  학문탐구 중에 일파만파가 되었다. 마쓰다이라 요리나리(자작, 조류학자, 사망) 가문에 전해지는 "새 즐기기"라는 가루타(일본식 카드-역주)에 있는 조선원앙이란 이름의 오리가 실제로는 원앙사촌이며, 더욱이 그림으로 그려진 것은 수컷이고 구로다가 입수한 것은 암컷으로 참조하여 '조선원앙'이라고 쓰여 있어서, 에도시대 조선으로부터 몇 번이나 건너올 만큼 당시에는 그리 귀하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무슨 원인인지 그 후 수가 줄어 절멸에 이르렀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구로다는 자신이 소장하던 에도시대 조류사생도를 찾아서 거기에도 원앙사촌과 일치하는 사생도를 찾아냈다. 이 사생도는 암수 모두 색깔이 칠해져 있으며, 이를 보고 원앙사촌은 잡종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구로다가 갖고 있는 것은 암컷이며, 블라디보스톡에서 잡혀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도 암컷이었다. 그런데 1914년 11월인지 12월에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인 금강하구에서 어떤 사람이 두 마리를 잡아 한 마리는 박제로 남겼는데, 구로다가 이를 입수하여 조사, 발표하였다. 운 좋게도 이 박제는 수컷이었다. 암수 각 1점의 원앙사촌은 소화 20년 도쿄대공습도 운 좋게 피하여 귀중성을 더한다. 나도 본적이 있다. '일본대도감' 2권에 이 표본들이 원색사진으로 실려있다.
  표본으로 남겨진 외에도 조선이나 중국에서 사냥된 것을 에도 문정시대 때 홋카이도의 어떤 사람이 이를 입수하였다는 것이 고화(古畵)로 입증되었다. 원래 개체수가 적은 종이었는지도 모른다. 적은 수가 계속 사냥당해서 절멸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절멸했다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 실제로 1956년 2월, 구로다는 군마현 오라군의 다다라누마 부근에서 암컷으로 보이는 오리를 쏘았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징이 확실한 개체로, 원앙사촌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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