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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일기

촌국수가(의성)

2021. 8. 16. 13:00
경북 의성군 단촌면 촌국수가

영덕에서 상주로 가는 고속도로를 가다보면 저 밑에 단촌이라는 마을이 보인다. 마을의 이름도 마음에 들고, 단촌역이라는 작은 역도 있고, 풍경이 아기자기하여 꼭 한 번 들러보고 싶은 마을이었다. 그냥 들르기만 하면 의미가 작으니 국수집을 검색해 보았다. 그래서 찾은 집. 그런데 영업시간이 11시부터 4시까지밖에 되지 않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모처럼 기회가 되어 들렀다. 아니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들렀다. 마을 안에 들어가니 고속도로에서 보이던 것처럼 아기자기하였다. 입구에 큰 나무가 있어서 정겨움을 더해주고, 관광객들이 꽤 많이 찾는 마을인지 도로며 간판이 잘 정비되어 있는 깨끗한 마을이었다. 네비게이션을 켜 놓지 않았어도 국수집을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워낙 마을이 작아서 돌아다니다보니 금방 눈에 띄었다. 국수집은 마을 만큼이나 작았다. 그리고 마을 만큼이나 깔끔했다. 이곳 주민인 듯한 노인들이 몇 분 국수를 드시고 계셨다. 마을만큼이나, 가게만큼이나 작은 탁자곁에 놓인 의자에 앉아 무엇을 먹어볼까 고민을 하였다. 그래도 국수집의 대표는 잔치국수라는 생각을 하다가 비빔국수가 먹고 싶어져 한그릇 시켰다.

면발이 왠일인지 노랬다. 옥수수든 뭐든 같이 넣어 만든 면 같았다. 국수를 직접 뽑아내 삶지는 않을 터이니, 무슨 국수를 사서 만드시나 국수 상자나 봉지를 찾아보았는데, 잘 감추어 두셨는지 볼 수가 없었다. 쑥쓰러워 묻지도 않았다. 알아야 뭐한들 하면서. 비빔국수에는 특이하게도 진미채가 들어가 있다. 황태채도 아니고 왠 진미채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식감이 좋았다. 비빔장도 달지 않고 짜지도 않은 적당히 숙성이 된 고추장 기본의 장이다.

맛있는 비빔국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은 달거나 시거나 짜거나 하고, 어떻게든 매운 맛으로 잡맛을 잡으려 한다. 술먹고 토한 것 같은 맛일때도 있다. 이집 비빔국수는 감동이다. 넓은 잎 야채가 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만 그대로도 충분한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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