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이 좋았다.
냉면이 먹고 싶었는데 밀면집이 있어서였다. (나중에 맛보니 꽤 맛도 있었다)
끝 인상은..
광덕산을 목적지 삼아 가는데 뒤에서 소방차와 구급차 한대가 따라왔다. 급하게 길을 비켜주고 가는데, 가는 내내 그 차들과 함께할 줄은 몰랐다. 나와 목적지가 같은 차였다. 불이 난 것도 아니어서 훈련이거나 상시적인 점검이겠거니 하고 신경을 끊었다.
채비를 하고 산에 오르는데 소방관 아저씨가 헐레벌떡 뛰어오더니 "여기가 2코스 맞지요?"라고 물어보았다. 나는 산 입구 안내판을 보고서 언듯 내가 가는 길이 3코스인 것이 떠올랐으나 자신이 없어 "잘 모르겠는데요"라 대답했다. 소방관 아저씨가 나를 지나쳐 간 후 검색해 보니 내가 가는 길이 3코스가 맞았다. 또 만나면 알려줘야지 하고 계속 가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얼굴이 빨개져서 또 헐레벌떡 뛰어 내려왔다. 2코스가 아니라 알려주긴 했으나 이미 알고 있는 듯 하였다.
이후로는 산 전체에 소방헬기 소리가 진동을 했다. 거의 정상에 다 오를때까지. 뭔가 일이 벌어진 것이 틀림이 없었다. 헬기소리때문에 산소리는 듣지 못하였지만 뭐 어쩔 수 없었다.
길은 평이하고 단조롭다. 단조로운 길을 다 오르니 정상에 한 떼의 산악회 무리. 아마도 경상도 쪽에서 온 듯. 암호같은 말로 떠들석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한복판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있는 4인조.
도대체 왜 산에 와서 소리를 지르고 음악을 흘려보내고 거하게 집어먹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알려줬으면 좋겠다. 어느 산에 가나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나도 이해하고 그러러니 하고 싶다.
산 아래의 밀면과 콜롬비아 커피는 위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