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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산

가야산

틀림없는 금년의 산 of Year.

딱새, 직박구리, 멧비둘기, 어치, 큰부리까마귀, 곤줄박이, 쇠박새, 까치가 있었다.

25년전 한국사 레포트 작성을 위해 해인사를 간 적이 있었다. 미호에서 해인사까지 참 먼 길이었다. 버스를 몇번 갈아타고 몇 시간에 걸려 갔다. 아마도 거창에서 시외버스를 갈아탄 것 같다. 합천이란 곳이 엄청 시골이구나 했던 생각도 난다. 길도 무척 좁고, 길가의 집들은 거의 다 쓰러져 가고 있었다. 해인사에서는 한 시간도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절의 입구에 부도를 보고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가까이 가 사진도 찍고 살펴본 기억도 난다. 어렵게 다녀와 정성들여 레포트를 써 냈건만 교수는 보지도 않는 듯 하였다. 그래도 힘들여 찾아간 만큼 느낀 것이 많았던 여행이라 괜찮았다. 지금은 무엇을 느꼈었는지 다 잊어버렸지만. 학점도 잘 받아 나쁘지 않았다.

그 즈음의 계절에 다시 가야산을 갔다. 옛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유명한 만물상으로 올라갔다가 해인사로 내려오며 추억에 빠지리라 계획을 가졌다. 예전보다는 잘 빠진 길을 타고 몇 번 내비게이션에 속아가며 산 입구에 도착했다. 근데 아무리봐도 대중교통이 다닐법한 곳은 아니었다. 공단 직원에게 물어보니 확실히 대중교통은 없다고 하였다. 택시가 있으나 그나마 한 15킬로 떨어진 거리라 비용이 꽤 나올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해인사는 포기하고, 워낙 돈을 주고 절의 경내에 들어가는 것도 싫어 하는지라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며 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만물상 코스는 매우 힘들다고 하니 불쌍한 내 무릎을 생각하여 보다 쉬워보이는, 계곡을 따라 오르는 루트를 택했다. 만물상의 절경을 아래서 보는 것도 괜찮겠거니 하는 생각도 있었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는 만물상을 볼 수 없다. 아직 잎을 다 떨어내지 않은 울창한 참나무 덕에 계곡의 산길에는 햇빛도 잘 비추지 않았다. 생각보다는 수월한 길. 정상까지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다만 산이 너무 아름다워 발길을 떼기가 어려웠다. 어지러운 생각도 다 날려버리는 아름다움이었다. 사진과 말, 글로는 어찌 표현을 못하겠는 아름다움이었다. 내려오는 만물상 루트도 너무 인상적이었다. 이런 곳에 이런 산이 있었다니. 이제까지 올라 본 산 중 단연 으뜸인 것 같았다.

등산/하이킹
2018. 10. 9. 10:39 AM
소요 시간 5h 26m 9s , 거리 9.2 km
-작성자 gikingen72, 출처 램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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